中 금수저 유학생들이 어쩌다…"투잡 뛰어야 겨우 학비 낸다"

입력 2024-01-31 16:30   수정 2024-01-31 16:57


“이 도시에서 제가 일해 보지 않은 중국 식당은 없어요.” (스코틀랜드의 중국 유학생 마이클 바이(21))

해외 유학을 떠난 중국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경기 침체, 부동산 시장 붕괴로 중산층 자산이 큰 타격을 입자 부모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학자금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경제 급성장기에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불린 중산층이 반대로 경제 침체기에는 가장 취약한 계층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해외 중국인 유학생의 학비가 중국 부모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전했다. 마이클 바이씨의 사례처럼 아르바이트하는 유학생들을 소개하며 중국 중산층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1인당 국내 총생산이 증가와 함께 지난 20년 사이에 해외 유학이 보편화됐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에 70만명이 넘는 중국 학생이 해외로 유학을 떠났다. 2000년(3만9000명) 대비 18배 급증했다.


블룸버그는 해외 유학생이 늘어난 배경으로 중국 중산층 사이에서 ‘해외 유학은 확실한 성공을 담보한다’는 믿음이 퍼진 것을 꼽았다. 베이징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센터(CCG)의 사무총장 마벨 루 미아오는 “중산층 가정은 부동산을 팔아 자녀를 해외로 쉽게 보낼 수 있었다”며 “지난 10년간 해외 유학을 떠난 중국인 학생 10명 중 9명 이상은 장학금이 아닌 자비로 학비를 충당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중산층의 경제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밖으로 일자리를 옮기고 현지 기업이 감원에 나서자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에 다니는 마이클 바이 씨의 가족은 2년 전만 해도 선전의 호텔, 미디어 등에 투자하고 있었지만, 바이 씨가 유학을 떠난 지 한 학기 만에 그의 아버지가 파산했다. 바이 씨는 그 뒤로 식료품 배달, 설거지,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2015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한 리린 또한 부모님의 사업이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자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친구에게 돈을 빌리고 모자란 부분은 베이비 시팅, 과외로 충당해 2021년에 학위를 마쳤다. 뉴욕의 교육 컨설팅 회사 치얼스유 관계자는 “팬데믹 이전에는 자금 조달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우리 회사가 조언한 중국인 학생 중 10%가 자금 부족으로 유학 계획을 변경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황이 중국 중산층의 취약성을 잘 나타낸다고 봤다. 중국 중산층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점을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지난 22일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강력한 경제 회복이 없으면 4억명 규모의 중국 중산층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야셍 황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경제·경영학 교수는 “부자들은 의지할 곳(자산)이 많고, 가난한 사람들은 생필품에만 의존하면 된다”며 “경제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중산층”이라고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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